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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수 없는 한국의 노년…75세 이상 고용률 OECD 회원국 중 1위

기사승인 2017.05.10  09: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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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는 우리나라 노년의 삶이 팍팍한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 사진출처 SBS

한국 75세 이상 초 고령층 인구의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연금‧복지제도가 성숙하지 못한 터라 은퇴 후 일을 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고령층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5월 8일 OECD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75세 이상 고용률은 17.9%로 비교 가능한 OECD 25개 회원국 가운데 1위에 올랐다. 2위 멕시코(17.0%)보다도 1%포인트 가까이 높았고, 한국과 멕시코를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한 자릿수였다. 일본이 8.3%로 3위였고 포르투갈(6.6%), 뉴질랜드(6.1%)가 4, 5위를 차지했다.

덴마크의 고용률은 0.0%로 75세 이상 가운데 일하는 노년층이 거의 없었고, 프랑스는 0.5% 벨기에 1.2%, 독일 1.8%였다. OECD 평균은 4.8%로 한국보다 무려 13.1%포인트나 낮았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75세 이상 고용률은 13~15%대였다가 2012년 17%대로 뛴 이후 19%대까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초중반까지 75세 이상 고용률에서 한국은 멕시코에 이어 2위였으나, 2011년 15.5%로 멕시코와 동률로 나란히 11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한국은 2012년 75세 이상 고용률 17.3%로 단독 1위에 올랐다.

이후 2013년 18.1%, 2014년 19.2%에 이어 2015년까지 1위 자리를 지켰다. 1위 한국과 2위 멕시코의 격차도 2012년 0.6%포인트에서 2013년 2.9%포인트, 2014년 3.5%포인트까지 벌어졌다가 2015년 0.9%포인트 좁아졌다. 

연령대를 좀 더 낮춰 65세까지 확대해도 한국의 노년층 고용률은 OECD 상위권이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0.6%로 전체 OECD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38.7%)에 이어 2위였다. OECD 평균은 13.8%였다.

연령대를 좀 더 낮춰 65세까지로 확대해 봐도 한국의 고용률은 OECD 상위권이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30.6%로 전체 OECD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38.7%)에 이어 2위였다. OECD 평균은 13.8%다.  

노년층 고용률이 높은 것은 긍정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할 수 있다. 일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한국에선 노년층 고용률이 높은 것을 마냥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없다. 연금과 복지제도가 성숙하지 못한 탓에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한 후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자리에 뛰어드는 노인층도 상당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어서다.

한국 외에 75세 이상 고용률이 두 자릿수인 나라는 2위인 멕시코뿐이었다. 전문가들은 노후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고령층이 나이가 들어도 일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선진국은 생산가능 인구 연령대(15~64세)이후엔 연금소득으로 살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연금제도가 제대로 받쳐주지 못해 은퇴 후에도 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공공근로사업이 잘돼있어 고령층이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며, “전체 자영업자 중에서 고령층의 비중이 높은 점도 그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고령층의 일자리 질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고령층이 돼서도 자신의 전문분야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의 최고경영자나 일부 자영업자뿐이다.

대부분은 경비 등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일이나 근로여건이 좋지 않고 박봉을 받는 임시직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을 하더라도 빈곤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2015년 기준 한국노인의 빈곤율은 OECD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일자리 대책의 핵심은 그동안 해온 전문영역을 살려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금 피크제 확산 등 임금체계를 개선해 기존에 하던 일을 고령층이 되어서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고, 고령층이 할 수 있는 직업‧직종을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연금‧복지제도의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고령층이 일하는 비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노년층 고용률이 높은 것은 일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한국에선 노년층 고용률이 높은 것이 마냥 긍정적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연금과 복지제도가 성숙하지 못한 탓에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한 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자리에 뛰어드는 노인층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노년층 고용률이 높은 것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이 연금과 복지제도가 미성숙하여 은퇴 후 어쩔 수 없이 일자리에 뛰어드는 노인층이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만성적으로 OECD회원국 중 가장 높은 노인 빈곤율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15년 노인 빈곤율은 시장소득 기준(1인 가구 포함) 63.3%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55∼79세 중 장래에 일하고자 하는 고령층은 61.2%였고 이들의 58.0%가 생활비에 보탬이 되고자 일하고 싶어 했다.
  
어쨌거나, 고령층 고용률 통계에서 나타나듯이 우리나라 노인들은 여가를 즐길 줄을 모르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쉰다는 것은 인생의 말미에 누리는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고령층에는 그럴 권리가 있다. 

또한 고령층에서 쉬는 것은 젊은 층의 의료비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노인들을 편히 제대로 쉬게 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사회에 던져진 숙제다. 웰 에이징 시대를 맞아 새 정부는 연금과 복지제도의 문제점을 찾아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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