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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사드배치문제’ 과연 어떻게 풀어야 할까?

기사승인 2017.06.21  09: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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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중국에 “사드는 중국이 아니라 북한미사일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누누이 설명하지만, 중국은 “사드가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 요격망(MD)에 편입될 한·미·일 공동 방어체계의 한 부분”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 동남아시아지역에서의 군사적 포석도 중국을 옥죄고 있다. 러시아 군사외교전문가들은 미국의 아시아 군사전략이 중국을 분명히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동남아지역에서 매우 불리해진 중국 입장을 감안, 한국이 전적으로 미국의 의도대로만 움직이면, 중국은 북한 편에 서서 한반도 전쟁 재발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본보 선데이저널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배치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 과연 어떻게 풀어야 현명한지’ 한반도 사드배치문제의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이 주장한 의견을 정리해봤다. 

 곽태환 前통일연구원 원장, “좋은 방패 갖추면, 선제공격유혹 커져”…“사드, 핵전쟁에 무용지물”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가 획기적으로 강화되면 한반도 유사시 한·미 양국 정부가 북한을 선제공격 하고픈 충동을 느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튼튼한 방패를 갖고 있다면 과감한 공격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미국의 보다 완벽한 미사일방어체계(MD)는 대북 선제공격의 유혹을 키운다는 점을 강조한 주장이다.

곽태환 前통일연구원 원장은 최근 미주중앙일보에 기고한 ‘사드 배치 재조사의 의미'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과거 냉전시대 미국의 전략방어구상(SDI)이 방어와 공격 양면을 갖춘 전략무기였던 것과 비슷하게 사드는 공격 무기의 성격도 동시에 갖고 있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곽 전 원장은 “사드 (THAAD)배치로 한국이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로 편입된다”면서   “따라서 사드배치는 대북 선제공격을 위한 전 단계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곽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가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할 정도로 긴급한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조기배치 관련 구체적인 경위와 책임 주체 조사를 지시한 것은 현명한 결정”이라고 호평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 결정은 사드 추가 배치를 더는 진행시킬 수 없는 상황이기에 사실상 사드배치유예를 결정하게 된 것은 국익차원에서 현명한 조치”라고도 봤다.

곽 전 원장은 이와 함께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때문이라고 하는데 북한이 자멸을 각오하고 핵전쟁을 할 의도가 있을까"라고 반문하고 "실제 핵전쟁이 터져 200여 개의 핵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했을 때 48개의 요격미사일을 가지고 방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러시아 전문가 “미국의 MD 타협…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무능력 방증”주장

‘유럽 지역 글로벌 MD 체계와 관련해 러시아와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힌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비확산·핵 담당 크리스토퍼 포드 보좌관의 발언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의 위협에 대비할 수 없는 무능력을 방증하는 것이다’라고 러시아 지정학적문제아카데미 소장 콘스탄틴 시프코프 군사학 박사가 주장했다.

앞서 포드 보좌관은 “이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는 일은 미국과 러시아가 질적으로 높은 차원에서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성명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군사전문가는 “포드의 성명은 미국의 전략적 미사일방어체계(MD)체계가 북한이 수년 후 개발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美군사전문가 “사드는 중국용” 사실상 고백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의 한 군사전문가가 한국 내 사드배치에 중국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사드가 북한의 공격에는 적절한 방어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서도 중국의 군사전략에 대응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의 약점을 보완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야만 알래스카 소재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용 주(Main) 레이더가 중국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탄(ICBMs)을 포착하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을 위협하는 동북아 군사전략적 이득은 매우 크지만 북한 핵 대응수단으로서는 실효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美해군작전사령관의 전직 과학자문역인 데오도어 포스톨(Theodore Postol)교수는 최근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에서 “사드 방어시스템은 한국의 방어능력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면서 이 같이 밝혔다.

메사추세스공대(MIT) 과학기술안보정책 분야 포스톨 명예교수는 “사드 레이더가 애당초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정보를 제공할 목적으로 디자인 돼 있기 때문에, 사드 배치는 한국 방어 전력에는 도움이 안 되면서 중국의 화만 돋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포스톨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s)이 발사되더라도 지평선 위로 떠오르기 전에는 알래스카에 있는 미국의 국가 미사일방어(MD) 주 레이더망에 포착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에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되자마자 미국이 미사일의 비행경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중국은 이 때문에 한국이 미국의 대중 군사전력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 한국에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드 자체가 진짜 핵탄두와 미끼용 가짜 탄두를 전혀 식별하지 못하는 한계도 뚜렷해 전반적으로 미국의 신뢰가 추락할 것이라는 주장도 함께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포스톨 교수는 “현행 미국의 방어시스템에서는 진짜 핵탄두와 미끼용 가짜 탄두를 전혀 식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작동할 수도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이와 함께 사드가 남한을 겨냥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소기의 목적조차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 더욱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드는 장거리, 중거리 미사일보다 사거리는 짧고 비행속도는 느린 준중거리, 단거리 요격용으로 개발됐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사드가 마치 북한이 장거리, 중거리미사일도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

일본 헌법이 전쟁을 용인하는 쪽으로 개정될 전망인 가운데,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는 중국과 일본 사이의 긴장도 극대화 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스톨 교수는 “중일 양국 영토 사이에 2개의 사드 레이더가 이미 설치돼 있는데, 한국에 추가되는 사드로 중국과 일본 간 긴장 역시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포스톨 교수는 “이와 같은 불필요하게 초래된 상황은 아주 먼 영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가령 지구촌의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말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견해의 근거들이 계속 쌓이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도 사드 배치로 국방 관련 의사결정을 넘어 중국에 관한 한 이로움이 전혀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고르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최근 한국 정부에 “한국이 논란 소지가 큰 미국의 미사일을 배치하기로 한 것은 지역 내 긴장을 높이고 평화를 위협하는 결정”이라고 공식 전달했다. 한국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를 배치할 경우 “심각한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가 완강히 반대 입장을 취해왔던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한 결정에 “매우 심각히 우려 된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 문제가 처음 논의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러시아는 계속해서 피할 수 없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입장을 주지해왔다. 올바른 결정을 촉구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입장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아태지역에 글로벌 MD를 배치해 군사잠재력을 확대하게 되면 아태지역은 물론 그 경계를 넘어선 지역들까지도 전략적 밸런스가 파괴되며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근거 없는 무모한 도전은 지역 갈등을 심화시키는 위기감을 조성하며 비핵화 과제를 포함해 한반도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또 다른 장애물로 떠오를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이 지역에 얽혀있는 난해한 힘의 균형을 염두에 두고 다시 한 번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을 철회해주길 요청했다. 동북아시아를 넘어 그 경계 밖에까지 돌이킬 수 없는 비극적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올바른 재결정을 촉구했다.

● 한국정부, 한반도 미사일 타격에서 구출하기 위한 타협점 찾아야

현재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는 한국정부는 전략적 자세로 이 위기상황에 대처하려 분투 중이다. 한쪽에선 미국의 압력을 받아들이며, 다른 한쪽에선 중국과 러시아와의 심각한 불화를 만들지 않기 위해 일련의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과는 경제관계가 악화되는 사태를 필히 막아야 할 것이다. 베이징과 공동시장을 조성하기로 한 한국은 자칫 중국이 등을 돌리게 되는 경우 결정적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정부의 자세는 최대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오는 6월 28일~7월1 간 한미 양국 정상회담이 있다. 여기서 일의 끝이 어떻게 날지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다만 한반도에 사드배치가 주변국들에 큰 도전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이 상황을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중국에 도전하는 사태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전문가는 “서울이 베이징의 우려하는 바를 심각히 고려하지 않을 경우 중국은 예측불허의 처방을 내릴 수도 있겠다. 한반도 사드배치 장소를 타킷으로 사격시스템을 전격 배치할 수 있다”며, “필히 이 수는 한국국민뿐 아니라, 타협점을 모색 중인 한국정부도 때늦은 위기감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사드 강행 땐 북중 공조 강화, 전쟁위험 더 커져”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는 ‘사드를 포기하자'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통해 “사드를 포기하고 중국의 힘을 빌려 북한의 전쟁 도발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칼럼에서 “한미가 사드 배치를 강행할 경우 중국은 북한의 확실한 후견 국가가 되는 반면 사드를 포기하면 중국이 북한 견제에 더 적극 나서게 되므로 사드 배치 포기가 정답”이라고 단호히 밝혔다.

김영희 대기자는 특히 “한·미 관계는 약간의 후퇴를 용납할 만큼의 여유가 있지만 한·중 관계에는 그런 마진이 없다”면서 “차라리 사드를 포기하고 중국의 힘을 빌려 북한의 전쟁 도발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의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 대북정책의 대전제는 전쟁 방지이며,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북한의 도발 의지는 꺾이지 않으므로, 중국과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까지 사드를 강행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 주한러시아대사 “러시아, 한국에 美사드배치 결사반대”

주한러시아대사는 러시아는 한국에 美사드배치를 절대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 러시아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리아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관련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러시아는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한국 배치에 결사반대한다.”며, 동시에 “한반도에 사드가 배치되면 동북아시아 전체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해 지역상황 안정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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