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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 인터넷뱅크 돌풍 파장 긴장…은행의 새 역사가 쓰여 지고 있다?

기사승인 2017.08.14  09: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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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주째를 맞은 카카오뱅크가 K뱅크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을 이어가자, 시중은행들도 긴장하며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카카오뱅크가 K뱅크보다 훨씬 빠른 고객모집 속도를 보이면서 시중은행들은 28일 내부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 출범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대응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가 예상보다 큰 인기를 얻자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와 계좌이체 수수료, 문자알림 수수료 등 수수료를 없애는 등 파격적인 서비스를 내놓았고, 해외 송금수수료를 기존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인 5천 원으로 내놓았는데, 앞서 시중은행들은 공인인증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상품을 내놓거나 모바일은행의 기능을 강화하고, 송금수수료 우대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등 카카오뱅크 출범을 앞두고 선제 대응을 시도한 바 있다.

● 인터넷 은행출현에 은행도 카드사도 초조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폭발적인 관심과 인기를 모으자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 은행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유심히 지켜보며 대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신용카드사들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발급 신청 건수가 40만 장을 돌파하면서 기존 카드사들엔 정부에 이어 상당한 수수료율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카카오뱅크로 이동하는 고객들의 분석에 들어갔다. 은행들은 아직 카카오뱅크의 새로운 시도를 높게 평가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겉으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이용자보다 호기심에 가입한 고객이 많고 이용자들도 소액 거래자가 대부분일 것으로 보고 있다. 150만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우량고객이 늘어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점포수와 인력을 줄이고 비대면 거래를 늘리는 추세에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는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아직 카카오뱅크에 크게 의식하지 않은듯하지만 모바일상품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높이는 모양새다. 모바일 대출상품의 한도를 높이는 동시에 금리를 낮추고, 소비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앱(응용프로그램)도 개편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출시한 1억 원 한도의 ‘S드림 신용대출’의 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신한S기업뱅크)을 통해 간편하게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신한 가맹점사업자대출(SOHO 스피드업)’을 출시했다.

KEB하나은행은 하반기 중 하나멤버스의 유저인터페이스(UI)에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키로 했다.

신용카드사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뜩이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에서 카카오뱅크의 오프라인 체크카드의 발급도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발급 건수는 3일 기준 103만5000장을 넘어섰다. 출점 이후 하루에 10만장 이상씩 발급된 셈이다.

카드사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것은 내년 상반기 실시될 '앱 투 앱(app-to-app)결제서비스'다.  카드업계 최대수익원인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정면으로 겨냥한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중간결제대행사(VAN, PG)와 카드사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자에게 대금을 바로 이체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평균 2%대인 가맹점 수수료를 크게 낮출 계획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7일 롯데그룹과 업무 협약(MOU)을 맺고 가맹점 확보 작업에도 들어갔다

앱 투 앱 서비스가 실시될 경우 기존 카드사들엔 정부에 이어 상당한 수수료율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앱 결제를 통해 가맹점수수료를 낮춘다는 점에서 업계도 긴장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가뜩이나 수수료 인하에 대한 정부의 견제가 심화된 상태에서 변화가 불가피 할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 카카오 뱅크 돌풍이 몰고 온 은행권변화
 
출범 2주째를 맞은 카카오뱅크가 신규계좌 개설 200만 건을 넘기며 여전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카뱅 돌풍’에 대한 해석은 천차만별이다. 카카오뱅크가 은행 생태계 변화의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어디까지나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의 명성에 힘입은 초반 인기몰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카카오뱅크의 출범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카카오뱅크에 맞서 이른바 ‘집토끼’를 사수하기 위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며, 덩달아 소비자들이 누리는 금융 혜택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소비자들은 즐겁다” 금리·수수료 경쟁 붙은 은행권
 
금융 소비자들이 반기는 가장 큰 변화는 은행권의 금리 및 수수료 경쟁이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이라는 장점을 십분 살려 시중은행 대비 뛰어난 금리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1~2%p 수준의 차이로 예·적금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게, 대출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낮게 책정했다. 이에 더해 해외송금 수수료도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파격 인하했다. 
 
인터넷뱅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기존 은행권의 견고한 금리·수수료 성벽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당초 고객들을 상대로 ‘이자놀이’를 한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끄떡없던 시중은행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일부 은행들은 당장 예·적금 대상으로 각종 이벤트성 금리 인상도 실시하고 있다.
 
은행권의 전반적인 대출 금리도 낮아졌다. 7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는 카카오뱅크가 본격 출범하기 이전인 6월과 비교해 실제로 0.05% 가량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간편한 금융앱의 진화로 디지털 금융시장이 뜬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디지털 금융 시장의 성장도 예상된다. 카카오뱅크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카카오톡 플랫폼과 모바일 앱을 활용한 편리한 접근성이 한몫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바일 앱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는 기존 은행권에서도 이미 제공해 왔던 것이다. 하지만 시중은행의 모바일 뱅킹은 어디까지나 오프라인 영업을 위한 보조 개념에 그쳐왔다. 몇 가지 비대면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는 의의 외에 앱 자체의 사용자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노력은 크게 없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에는 시중은행들이 앞 다퉈 각종 모바일 앱 전면 개편에 나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위비톡’과 ‘써니뱅크’라는 모바일 채널의 기능 확대에 나선 상태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전용 소액대출 상품을, IBK기업은행은 모바일 간편송금 ‘휙 서비스’를 선보이며 각종 디지털 특화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 카카오뱅크의 ‘절차 부수기’10분 만에 대출완료? 
 
신청에서 집행까지 불과 5분 안팎으로 이뤄지는 ‘간편 대출’도 은행권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는 별다른 소득증명이나 서류제출 없이 시간과 절차를 최소화한 대출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비상금 대출’은 휴대폰 간편 인증만으로 1분 만에 3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덕분에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 기준 수신액 9900억 원, 여신액 7700억 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자본금 3000억 원으로 시작한 카카오뱅크는 현재 수천억 원의 증자 계획을 고려하는 중이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기존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덩달아 ‘대출 문턱 낮추기’에 나섰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모바일에서 가능한 대출 규모를 2배로 늘린 상태다. 별도의 소득 및 재직확인 없이 거래실적만으로 승인이 가능한 각종 대출상품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이 같은 대출 상품 경쟁을 한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뜨거울수록 은행권에서도 점차 비대면 간편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인터넷뱅크가 만드는 은행의 새 역사

우리 인터넷은행은 우리은행, GS리테일 등 국내외 22개 주주사의 합동작품으로 2500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된 근래 최초의 1금융권 은행이다. 다양한 분야의 주주사가 만든 은행이니 만큼 다양한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가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궁극적으로는 인터넷은행도 4차 산업혁명의 단초가 될 것이다. 이제 은행도 한결같은 포맷과 뻔한 예금상품으로는 발전하는 미래를 전망할 수가 없다. 점점 낮아지는 금리에 높아만 가는 인건비와 점포 유지비용은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인터넷뱅크의 출현은 벌써 기존 은행들에게 자극제가 되었다. 인터넷뱅크 처럼 예금금리를 높이고 대출이자를 낮추는 등의 긴급조치를 취하여 떨어져 가는 고객들을 잡기 시작했다. 기존은행들의 휴대폰뱅킹도 달라질 것이다. 

물론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과는 비용구조가 다르다. 따라서 공격적으로 시작한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지속적인 대안과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대중이 기다리던 은행의 형태이고 기존 은행역시 그들의 폐부를 찔리는 부분을 인정하고 있어 인터넷 뱅크의 전망은 밝다. 

특히, 최근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해외 송금마저 간편하게 진행한다니 기대가 크다. 단일 주주가 아닌 다양한 주주의 결합은 일시에 인터넷 뱅크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분야의 전문성만큼 특정 상품개발에도 우위를 차지하기 쉬울 것이다. 

역시 통신과 플랫폼을 이용한 이들은 보다 편리한 서비스와 발 빠른 상품으로 속도와 편리를 선점하며 기술 기반의 금융 신세계를 만들어 낼 것이다. 다만 항상 베이스가 되어야 하는 것은 편리한 만큼 해킹에 대한 보안문제는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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