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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위협에 한반도 위기가 극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대북정보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요원들을 확충하는가 하면, 세계적인 미국정보·군사컨설팅업체들이 한국정보전문가들을 대거 모집에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미군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컨설팅회사 ‘부즈 앨런 해밀턴(Booz Allen Hamilton)’이 지난 9월 15일(현지시각)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에서 일할 전문 인력을 찾는다는 공고를 무더기로 올린 것인데, 채용공고를 낸 직위 5개 중 3개는 휴민트(인적정보), 방첩(CI)활동관련 자리였고 다른 하나는 통신정보 애널리스트, 나머지 하나는 사제폭발물과 무인기 대응체계 훈련교관 자리였다고 한다.
이 회사는 채용인원이나 채용 후 임무를 세세히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세제폭발물, 무인기 대응체계 훈련교관 채용공고에서 ‘주한미군을 위해 무인기 대응체계 코스를 개발하고 운련하는 것’이 직무 중 하나라고 적시했다고 한다.
또 시긴트(통신정보)애널리스츠 채용공고에서는 ‘군 또는 한국전투에서의 경험’을 선호하는 자격요건으로 내걸었으며, 시긴트 애널리스트의 업무 중 하나로 ‘외국계기 신호정보의 분석’을 거론하였다고 한다.
외국계기 신호정보는 적국의 군사장비에서 나오는 전자파 등을 측정·분석해서 정보를 얻는 것으로, 최근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목하는 분야이다.
휴민트, 방첩애널리스트 채용공고에는 ‘통합사령부나 국가정보기관의 지원업무 경험’을 선호한다는 문구가 있었고, 미국 정부가 연방정부에서 1급비밀이나 군사적 특수정보를 취급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발급해주는 ‘비밀취급인가’보유자만을 채용한다고 게제했다고 한다.
부즈 앨런 해밀턴은 경영컨설팅회사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사업의 97%가 미국 정부와의 계약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2차 세계대전 때 미 해군의 의뢰를 받아 독일군 유보트(잠수함)의 라디오 신호를 추적해서 공격하는 기술을 개발한 이래, 군사정보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회사이며, 이 회사 직원의 절반 정도가 1급 비밀취급인가를 갖고 있고, 수익의 4분의 3이상이 미군이나 미 국가안보국 등 미 정보기관에서 나온다고 한다.
이로인해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스파이 기관’ 또는 ‘그림자 정보기관’이란 별명을 얻었는데, 이 회사는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7일 까지 26일 동안 서울·평택·대구 등 주한미군기지가 있는 도시에서 일할 미국의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공고를 25개나 낸 것으로 집계돼 거의 매일 한국에 투입될 군사정보 전문 인력을 찾은 셈이다.
또 다른 미국의 메이저 방산업체 ‘Northrop Grumman’도 같은 기간 주한미군을 위해 일할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공고를 7건 낸 것으로 확인됐다는 전언인데, 지난 6일 낸 채용공고에서 이 회사는 ‘갑작스러운 미 국방부의 계약에 따라 주한미군과 함께 일할 전략통신 플래너와 애널리스트, 행동과학자 등을 채용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요컨대 미국정보·군사당국과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업체들이 한국관련 인력을 늘리기 시작한 것인데, 한 안보전문가는 “방산 업체 인력들이 한국에 자꾸 들어오고 있다면 미국이 당장 군사옵션을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군사적 대비책은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징후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부즈 앨런 해밀턴이 공고를 낸 지난 15일 허버트 맥 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시간이 부족하다”며 “군사적 옵션이 없다는 이들에게 말하겠는데, 군사옵션은 있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미국 정부가 군사옵션 검토를 재개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