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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역축제, 고유성 살리고 예산 효율성 제고해야 살아남는다

기사승인 2017.09.25  10: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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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영광 불갑사 상사화축제 & 영암 무화과 축제를 다녀와서

한국은 ‘축제의 나라’로 불릴 만큼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축제가 많다.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기초 229개, 광역 17개)에서 총 1만7000건의 행사와 축제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사용되는 예산만해도 총 8300억 원이 집행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경기, 경북, 경남 순으로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는 매일 46건 꼴로 치러진 셈이다. 이 가운데 축제는 1,214개로 집계되고 있다. 

전국의 축제기간을 하루씩만 계산해도 하루 약 5개 정도의 축제가 전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것이다. 축제산업의 소비지출 규모는 3조 5000여억 원으로 영화산업 전체 매출 규모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국에서 열리고 있는 지역축제의 개선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공통적인 문제점은 대부분의 축제가 9∼10월에 집중돼 있고,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이들 행사의 상당수가 유사하고 너무 빈약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시민들로부터 상당수 외면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대부분 지역축제의 경우 스포츠대회, 춤, 인기가수공연, 불꽃놀이, 특산품판매, 먹거리장터 운영 등이 빠지지 않는다. 심지어 개막식 축하공연과 불꽃놀이에 행사비용의 30%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지역축제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축제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대부분 지역축제들이 지역특산물을 가지고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역축제의 현장은 명칭만 다를 뿐 유사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관광객을 유인하고 지역민을 불러 모우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개의 기관단체도 얼굴을 내민다. 그러나 축제에 대한 평가쯤이야 관심 밖이다.

그러나 지난 9월15일부터 24일까지 10일 동안 개최 중인 전남 영광 불갑사 관광지구일원에서 “상사화 사랑愛담다”라는 주제로 열린 영광 불갑사 상사화축제(영광군수 김준성)와 지난 9월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열렸던 영암무화과축제(영암군수 전동평)는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영광 불갑사 상사화 축제의 현장은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는 향우들의 방문부터,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참여가 많은 행사였다. 축제로 인해 고향을 방문한 향우는 고향방문으로 인한 즐거움과 설렘을 이야기하느라 흥겨움을 더했다.

여러 가지 부대행사가 준비된데다 관심 있는 부스가 많았다. 특히, 옥당야생화연구회(회장 정순례)가 마련한 부스는 정말 돋보이는 전시공간이었다. 자연을 그대로 담아 놓은 듯한 전시공간에서 휴식과 안식의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었다. 이 단체는 회원 개개인이 자연 사랑과 야생화 보전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식전행사에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풍물팀의 공연 또한 감동적이었다. 생업을 가지고 있어 활동하는데 어려운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모든 사람에게 어깨춤이 절로 나오게 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축제의 성공기원을 위해서 곳곳에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많았다. 이들의 숨어있는 노력들이 축제를 감동으로 이끄는 결과를 가져왔다. 꼭 지적하고 싶은 문제점이 있다면 개회식에 참석해서 손만 흔들고 인사하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정치인 그룹들이다. 

어느 지역축제 현장에서나 봄직한 그림이지만 다른 모습으로 주민과 관광객들과의 소통현장을 보고 싶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큰 음향기기 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반면, 영암무화과축제는 아열대성 반교목성 과수로서 우리나라 최남단인 영암군 삼호읍과 인근지역에서 집단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무화과를 주제로 매년 열리고 있는 행사다. 

축제를 축제와 비교 한다는 것 자체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많은 무리가 있지만, 영암 무화과 축제는 지역특산물을 위한 축제라기보다 포장마차 경연대회를 연상케 했다. 

어느 축제에 가서든 볼 수 있는 축제의 요소이지만, 관광객들로 하여금 접근에 대한 제약요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생산농가의 입장은 축제를 통해 판매고를 높일 수 있음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올해로 두 번째 참여한다는 한 농부는 내년에도 꼭 참여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무화과 생산농가가 참여할 방법이 없어 일부 농가만 참여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아쉬움을 남겼다.

 지역축제의 고유성 살리고 예산 효율성 제고해야

지역축제의 여러 가지 여건상 관 주도로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운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허울만 그럴듯한 부실 덩어리 지역축제들도 적지 않은 세금만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게 아닐까.

무엇보다 유사한 성격과 내용의 축제들이 여러 지역에서 남발되다 보니 차별성이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일회성·전시성 행사개최로 예산만 낭비할 뿐 독특한 지역축제문화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축제는 지역적 고유성과 정체성을 바탕으로 지속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이 절대적이다.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자원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참신성을 가진 축제로 특화시켜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역축제 관계자들은 주민들의 의견과 전문가들의 자문을 청취해 독특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일부 단체장들이 자신의 치적과시용이나, 정치권인사 또는 지역 토호세력 등 특정인들의 잇속을 챙겨주기 위해 역사성이나 목적의식 없이 혈세를 투입해 축제를 여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축제는 대표적인 문화서비스산업으로 다양한 문화와 개성이 융합돼 새로운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소통의 장이다. 그러기에 사회·문화적 변화에 대응해 축제내용과 방향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즉, 축제는 다른 지역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느끼는 체험프로그램 중심으로 특색 있게 꾸며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해방감과 신명을 느낄 수 있도록 놀이 성을 강조해 기획해야 하는 것이다.

● 지역축제, 성과를 못 거두면 지역주민에 고통만 줄 뿐

또한 지역축제 전에 먼저 지역의 비전과 목적을 주민들에게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개최 후엔 참가한 사람들의 의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화합과 소통으로 일체성과 새로운 지역사회 만들기의 긍정적 에너지로 활용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되도록 기획부터 진행, 평가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지자체 및 지역축제 관계자들이 주민에 친근감을 주고 예산지출의 효율성을 높이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축제에 경영마인드를 도입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축제의 성공을 통해 지역 브랜드가치 상승과 관광객유치로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축제가 거듭될수록 주민참여가 늘고, 주민소득에도 도움이 되는 지역사회 대동제로 거듭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역축제는 지방자치가 뿌리를 더욱 굳게 내릴수록 지역경제 활성화 및 도시마케팅이 수단으로 더욱 각광받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축제가 실패하거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 해당 지역주민에게 커다란 고통을 수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역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기획되는 지역축제는 해당 지역만의 경쟁력 있고 독창적인 자산의 발굴, 지역자산의 브랜드화, 지역자산을 홍보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프로그램과 연계해야만 성공을 기약할 수 있다. 

축제를 축제로서 볼 것인지, 이를 통해 지역발전의 핵심요건으로 볼 것인지는 참여한 사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라 할 수 있다. 축제를 통해 세계인을 불러 모아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외국사례나, 지역에서 그나마 훌륭하게 치러지고 있는 축제를 거울삼아야 할 것이다. 이는 축제의 성공을 보장하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호남총괄본부 임지숙, 김해진 기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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