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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조합원들, 노조집행부에 뿔난 사연은?

기사승인 2017.09.27  09: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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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임금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조선부문 직원들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시행키로 하자 노조집행부에 강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고 한다.

현대중공업은 애초 임금 20%반납과 고용보장을 내세웠으나 노조가 임금반납은 절대 불가를 외치자 결국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임금 20% 반납 안을 철회하는 대신 일감부족으로 인해 생산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순환휴직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일감부족현상이 심각한 조선사업부의 직원을 대상으로 1인당 5주씩 7차례에 걸쳐 2018년 5월까지 순환휴직에 들어간다고 한다.

순환휴직에 들어가는 직원은 평균임금의 70%를 받게 된다고 하며, 해양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한 순환휴직 계획도 조만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이게 노조원들에게는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하는데, 애초 회사가 요구한 건 임급 20% 삭감이 아니라 ‘반납’이어서 회사사정이 나아지면 조합원들이 돌려받을 수 있지만 노조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순환휴직이 불가피해졌고, 이 탓에 임금은 오히려 30% 깎이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순환휴직과 관련 개인동의서를 받고 있는데, 노조집행부는 순환휴직 동의서를 작성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소용없는 상황이라 한다.

임금협상과 달리 휴직·교육문제는 노조와 상관없이 회사와 근로자 개인 간의 문제이기 때문인데, 조합원들은 노조집행부가 조합원 의견을 묵살하고 강성으로만 나가다가 모두에게 피해를 줬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 고달픈 현대중공업…안으로 노사갈등, 밖으로 수주 낙마

현대중공업이 수주실패와 노사갈등 등 대내외적 악재에 시달리며 하반기 고단한 경영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건에서 잇따라 실패하며 절박함이 높아지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노조와 임금단체협약(이하 임단협)을 두고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1일 전 조합원이 오후 4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이번 파업은 사측이 지난 25일 제시한 ‘2016년·2017년 단체교섭 회사 제시안’에 대한 거부 및 반발 입장을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29일 이미 한차례 파업을 진행한 데 이은 것이다.

사측의 이번 제시안에는 노사 간 이견의 주요인이었던 기본급 20% 상당 반납 항목을 철회했다. 대신 회사 생존과 일감부족에 따른 유휴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월부터 연월차사용촉진, 직무역량향상교육, 휴직·휴업, 인력구조조정 등 필요 조치를 시행하고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과 협의한다는 내용을 새로이 포함했다.

노조는 회사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하고 이에 파업 등을 통해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새로운 제시안이 또 다른 갈등 국면으로 이어지면서 현대중공업 내부 분위기는 더욱 더 악화됐다. 파업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적절한 선에서 사측의 제시안을 받아들이자는 반대편 의견도 거세게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2016년 임단협부터 올해 임단협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격려금을 받지 못한 직원들의 가계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으로는 굵직한 수주를 연이어 놓치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최근 프랑스 선사인 CMA CGM이 발주한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옵션 3척 포함)에 대한 수주경쟁에서 후동중화조선, 상하이와이가오차오조선 등 중국 조선소 2곳에 밀리며 계약에 실패했다.

올해 8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발주가 단 한건도 없는 일감절벽 상황에서 귀중한 기회를 놓쳤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스위스 선사 MSC가 계획 중인 또 다른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 후보로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MSC가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주는 공개입찰 방식이 아니라 선사가 조선업체 두 곳을 직접 지정해 계약내용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며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5척, 삼성중공업 6척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유휴인력 운용을 위한 순환휴직 및 교육 조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파악하고 있는 하반기 유휴인력 규모는 5000명 수준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수주잔량 감소에 따라 지난 7월부터 군산조선소 도크를, 앞서 올해 3월 울산 본사 조선소 5도크, 지난해 6월 울산 본사 4도크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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