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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트롯트, 그 실체를 바로알고 말해야 한다.

기사승인 2018.02.13  11: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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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근대사는 곧 ‘트롯트’의 역사와 함께 숨 쉬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민들의 애환과 삶의 향기를 담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라도 우리와 함께 즐겨 불러지고 있는 ‘트롯트!’ 때로는 소박하고 순진무구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생활가요로, 때로는 국권을 되찾기 위한 저항가요로, 또 때로는 침략자와 맞서 조국을 지키려는 선무가요로, 또 어떨 때는 권력에 종속된 목적가요로 시대와 함께 부침하는 영광과 오욕의 저편에 ‘트롯트’는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근대사는 곧 ‘트롯트’의 역사와 함께 숨 쉬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롯트’는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혼을 일깨워 독립에 대한 희망과 일제의 잔학상을 고발하는 저항가요로서 나라 잃은 설움과 일제의 착취에 일그러진 민중의 가슴에 위안과 꿈이 돼주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 ‘트롯트’는 비록 강압에 의한 것이긴 했지만, 대동아공영권의 기치를 내 건 일제를 찬양하는 찬양가요가 되기도 했으며, 징용과 전쟁 위안부 징발을 정당화하는 제국가요로 이질화되는 사생아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공산당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내기 위해 전선에 나선 젊은 용사들의 고향이요,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위로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것 역시 ‘트롯트’였다. 또한 자유당정부의 학정을 보다 못해 일어 선 것 역시 ‘트롯트’였고, 경제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조국의 재건현장의 망치소리를 힘차게 들려 준 것도 ‘트롯트’이었다.
 
‘트롯트’는 때때로 선정적이고 상업적인 나락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탄받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우리는 ‘트롯트’와 함께 울고 웃고 좌절하고 또 번영해 왔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트롯트’가 그동안 제 모습으로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굴절되고 왜곡된 모습으로 일그러져 있다. 심지어 ‘트롯트’는 거짓음악 운운하며 까닭 없이 돌을 던지는 이도 있다.
  
‘트롯트’는 서양의 레코드회사가 1920년을 전후 해 일본과 한국에 음반레코드지사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세우면서 ‘엔카’와 ‘트롯트’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발전하기 시작했고, 한·일 양국의 천재적인 작곡가 한국의 ‘전수린’과 일본의 ‘고가마사오’가 서로의 곡들을 교류하기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트롯트’는 서양의 Fox Trot에서 Fox라는 용어를 빼고 부르며, 그 이름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동물의 보행속도를 빗대어 음악의 빠르기를 표현하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분석하고 있다. 당시 조선에서는 국악인과 기생들이 1900년을 전후 해 미국음반사의 초청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음반취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천재적인 음악인들이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음악을 배워오고 있어서 조선특유의 대중음악들이 1920~1930년대에 봇물처럼 만들어지던 시기여서 ‘트롯트’가 일본에서 들여온 음악의 형식이라기보다 한국의 ‘트롯트’나 일본의 ‘엔카’가 비슷한 시기에 발달된 쌍둥이 같은 음악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한국의 유명한 대중음악 작곡가로는 김서정, 채규엽, 채동원, 손목인, 전수린, 홍난파, 김준영, 김정구의 친형 김용환, 문호월, 박시춘, 이재호 등이 있었다. 일본의 음악분석가 ‘모리’는 일본 작곡가 ‘고가마사오’가 한국 작곡가 ‘전수린’의 멜로디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동안 누구하나 ‘트롯트’의 역사적 발자취를 제대로 얘기하지 못하고 그저 주워온 자식 마냥 홀대하기에만 급급했다. ‘트롯트’의 참된 모습을 얘기할 때가 지나도 한참 지났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트롯트’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고 ‘트롯트’가 어떤 음악인지 알고서 말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트롯트’가 어떤 음악인지 알고서 돌을 던져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는 ‘트롯트’를 올바로 알고 욕을 하던 찬양을 하던 해야 할 것이다. 

김쌍주 주간 cap3555@hanmail.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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