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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사회에서 성폭력이 계속되는 이유는 과연 뭘까?

기사승인 2018.02.14  15: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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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력 가해자들이 성적만족을 얻지 못하면서도 왜, 성폭력이 계속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갑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폭력은 성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성적행위를 통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거나 분노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보여 지는 현상으로 보인다. 

실제로 가해자들은 남자다움이나 우월감 그리고 지배욕 등의 과시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성폭력을 통해 성적능력과 권력 그리고 지배력을 증명함으로써 내재된 열등감을 부정하려는 경향으로 볼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여성에 대한 분노와 경멸 그리고 증오심을 풀어보고자 하는 의도일 수도 있고, 두려워하는 대상에 대한 복수심을 자신보다 약한 여성을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시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폭력 가해자들이 성적만족을 얻지 못하면서도 왜, 성폭력이 계속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갑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갑질이란 사적인 관계에서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부당행위나 횡포를 말한다. 

강자의 부당한 횡포에 맞서지 못한 데서 오는 약자의 자괴감과 굴욕감은 마음의 깊은 상처로 남아 지속적으로 자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특히, 성적으로 갑질을 당할 때는 극도의 분노와 수치심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월적 위치의 강자가 약자에게 가하는 성폭력은 가장 저급한 갑질이 아닐 수 없다. 

성적인 갑질로서 얻는 건 성적 만족이 아니라 상대를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강자의 자아도취가 아닐까 싶다.최근, 검찰조직 내에서의 성폭력과 문단의 원로라는 어느 시인이나 종교계는 물론 교육계 등 우리사회 곳곳에서 권력으로 여성에게 성추행을 일삼는 일들로 우리사회가 들끓고 있다. 

당사자는 여성에 대한 격려와 친근감의 표시였다지만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여성은 가해자를 ‘똥물이 나오는 수도꼭지’로 비하하기도 했다. 

조선시대 최고의 문장가 정철과 기녀 진옥 간의 술잔을 주고받는 수작의 예를 보면 우리 선조들의 기품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수작은 성적으로 유혹하고자 상대방의 의중을 탐색하는 행위를 말한다. 

선비 정철은 기생 진옥에게 농염한 성애를 담은 시로 수작을 건다. “옥(玉)이 옥이라 하거늘 번옥(燔玉)만 여겼더니, 이제야 보아하니 진옥(眞玉)일시 분명하다. 내게 살 송곳 있으니 뚫어볼까 하노라.”라고 표현했다. 

이에 기생 진옥은 선비 정철의 수작에 곧바로 시 한 수로 응했다. “철(鐵)이 철이라 하거늘 섭철(攝鐵)만 여겼더니 이제야 보아하니 정철(正鐵)일시 분명하다. 내게 골풀무 있으니 녹여볼까 하노라.” 철저한 계급적 신분사회인 조선시대에도 미천한 신분인 기생에게 조차도 성적으로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성의 억압과 개방이라는 시대적 차이에서 연유하는지는 모르겠으나, 한국남성들의 가부장적 성의식은 조선시대에서 보다 한 발짝도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달 서지현 검사가 검찰조직 내의 성추행 피해를 폭로하면서 서 검사에 대한 응원과 함께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히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정·재계는 물론 대학가와 문화계, 종교계까지 사회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과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의 확산이 우리사회의 성폭력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어떻게 보면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남성 중심적인 사회구조가 또 중요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사회의 엘리트라고 불리는 전문직 여성인 검사까지도 성폭력피해를 입고도 그것을 말하지 못하고 피해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는 그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먼저 용기 있는 폭로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성 의식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각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사회에 만연한 직장이나 조직문화에서의 성폭력, 성희롱, 그것을 뿌리 뽑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참고로 성폭력상담·지원은 한국성폭력상담소 02-338-5801~2, 한국여성의전화 02-2263-6465 다누리콜센터 1577-1366 여성긴급전화 국번 없이 1366 한국여성민우회 02-335-1858 대한법률구조공단 132를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김쌍주 주간 cap35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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