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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시대, 우리기업들의 인적자원 관리전략은?

기사승인 2018.02.23  17: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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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절벽’은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으로, 2015년 미국의 경제전문가 해리 덴트가 제시한 개념이다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인구구조 변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우리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에 대해 본보 선데이저널은 장은지 이머징(Emerging) 대표의 견해를 통해 알아봤다.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

‘인구절벽’은 15세에서 64세 사이의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으로, 2015년 미국의 경제전문가 해리 덴트가 제시한 개념이다.

공교롭게도 그가 꼽은 인구절벽의 대표적 케이스가 한국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2018년부터 우리나라가 가파른 인구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은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 3,763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감소해 2065년에는 2,000만 명 정도에 머물고,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5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생산성 하락이다. 고령 근로자들의 신체능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고령화에 따라 조직의 활력 저하도 불가피하다. 

연공서열 위주의 임금체계에 따른 비용 부담도 문제다. 역량 있는 근로자의 이탈(Outflow)도 우려된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획일적 출퇴근 시간과 장시간근로를 고집할 경우 숙련 근로자의 조직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청년층 인구의 절대적인 수가 줄어들어 핵심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핵심인재를 확보·유지하지 못하는 기업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조직운영 차원에서 기업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우리기업이 인구절벽에 대비하기 위한 5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① Planning : HR 데이터 분석 실시

먼저 중·장기 인력운용계획을 위한 HR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5~10년 단위의 장기분석을 통해 단순히 인력구성뿐만 아니라 생산성, 의료비 등 인구변화의 영향을 예측해야 한다.

지멘스(Siemens)는 ’11년 HR 분석을 통해 10년 후 고령직원 비중이 16% 늘어나고 결근율은 180% 증가해 순손실이 3,800만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하고 전략을 수립했다.

지멘스는 이를 토대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비용보다 고령 근로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재무적으로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직원 건강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OECD주요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자료에 따르면 (단위:USD) 미국 68.3, 독일 66.6, OECD 51.1, 일본 45.5, 한국 31.8로 나타났다.

우리기업들도 가능한 일찍 HR 데이터 분석을 추진해야 한다. 먼저 직무별로 필요인력에 대한 수요(Demand)와 회사 내에서 유지 가능한 인력 공급(Supply)의 규모를 예측해 간극(Gap)을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인력채용 및 유지, 재배치, 재교육 등 요구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② 생산성 하락 방지 1 : 조직운영 방식 개선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상쇄할 수 있는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해야 한다. OECD가 발표한 ‘2017 구조개혁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근로시간은 회원국 중 가장 긴 편이지
만, 생산성은 선진국 절반에 불과하다.

우리 기업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기업 내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비효율적이고 직무 중심의 인사가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구구조 변화에 대비해 조직 내 직급을 단순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조직운영의 방식을 바꾸고,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 시스템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

③ 생산성 하락 방지 2 : 고령 친화적 근로환경 및 건강 지원 인프라 구축

인구절벽 사회에서는 직원의 건강이 기업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글로벌기업들의 직원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고령 근로자 친화적 작업환경을 구축해 생산성 저하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BMW의 ‘에르고노믹스 2007’ 프로젝트다.

10년 전 BMW는 조직 내 연령구조 변화가 고령화되면서 조직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을 HR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했다.

BMW는 독일의 생산 공장에서 2017년 예상되는 조직의 연령구성에 기반 한 파일럿 팀을 만들었다. 고령 인력들이 최적의 상태에서 일하도록 작업 환경을 인체공학적으로 바꾸고 작업 안경이나 신발 등 작업 피로도를 최소화하는 새로운 도구들을 개발했고, 젊은 인력들과 소통하는 방식도 바꾸었다.

그 결과 전체 인력보다 평균연령이 높았던 파일럿팀의 성과가 전체 평균을 크게 앞질렀고, BMW는 결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10년간 고령화를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

둘째, 많은 선진 기업들이 고령화에 대비하여 구성원들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챙기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정서적 건강을 모두 포괄하는 웰니스(Wellness)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건강 문제로 인한 직원들의 조직 이탈을 최소화하고, 업무 몰입도도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예가 바로 세계적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다. 유니레버는 ‘흡연, 운동 등 라이프스타일’, ‘업무상 유발되는 근육 손상’, ‘정신건강’을 성과 영향요인으로 꼽으며 지역별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투자 대비 4~10배에 달하는 생산성향상 효과를 거뒀다. 이는 직원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 관리가 기업성과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④ 이탈 방지 : 조직 내 커리어의 성공 재정의

인구절벽 상황에서는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숙련되고 우수한 근로자의 이탈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이 고령화, 출산·육아 등의 이유로 조직을 이탈하지 않도록 근무형태에 있어 유연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한국 기업은 직무 중심의 명확한 업무분장과 업무방식, 직무급 제도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내일이 끝나도 팀원과 함께 야근하는 것이 미덕이고 나의 공백이 동료에게 폐가 되는 상황에서 근무형태의 다양성을 추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직업적 성취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과거엔 승진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퇴출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앞으론 개인의 숙련도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커리어 경로가 다양화돼야 한다.

⑤ 인재 유입 : 고용의 질 향상 및 다양화

청년 인력이 줄어들수록 기업들이 원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다. 저성장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는 것은 문제다. 청년 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지 않으면 조직이 고령화되고, 시장 변화와 혁신기술 도입에 뒤처지게 되어 결국 조직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고용비용이 늘어나더라도 청년고용의 질을 높임으로써 고용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미리 자리 잡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여성 및 글로벌 인력 활용도를 끌어올려 결국 다가올 절대적인 청년 인력 부족에 대비해야 한다. 단순히 부족한 인력을 여성·글로벌 인력으로 채우자는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조성된 ‘다양성의 일상화’는 한국 기업의 연공서열 문화를 자연스럽게 해체하고 나이, 성별 및 배경에 따른 반목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렇게 다양성을 갖춘 기업들은 청년들이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보유한 매력적인 일터로 포지셔닝함으로써 뛰어난 인재를 계속 흡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 조직운영 개선 계기로

인구구조 변화는 기업들에게 위협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조직운영을 더욱 효율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더 이상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문화는 유효하지 않은 만큼 직무 중심의 인사를 기반으로 조직원들을 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각 기업의 HR 부서는 근로자들의 다양한 생애주기와 커리어 목표를 조직의 총체적인 니즈와 맞추기 위해 인력관리 역량을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박창수 선임기자 pcs680@hanmail.net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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