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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미국만 재미본다.

기사승인 2022.08.08  09: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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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로 먹고 사는데 이것 마져 빼앗아 가려는가?

韓, 美 주도 반도체 동맹 참여 검토에..난감한 삼성·하이닉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인 '칩(Chip)4' 참여를 우리 정부가 검토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복잡한 셈법에 나섰다. 칩4 동맹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는 것인 만큼 중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중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만·일본 포함한 반도체 강국'칩4'만들어 동맹국공급망 구상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한국·미국·일본·대만의 반도체 동맹인 '칩4' 참여 여부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참여 여부를 다음달까지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다자 경제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지난 5월 출범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칩4 동맹 결성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칩4 동맹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식 명칭은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다.

 

중국 수출 비중 60% 차지 현지 생산시설 있어 부담

 

반도체 공급망 협업을 확대·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는 미국, 생산 강국인 한국·대만, 소재·부품·장비 역량을 갖춘 일본을 하나로 묶었다. 모든 산업에서 반도체의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이를 통해 중국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목적이다. 특히 국제적 공급망 붕괴 이후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동맹국끼리의 공급망 구축)'과도 연결된다. 반도체 경쟁력이 강한 우방과 연합해 미국에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칩4 동맹에 긍정적인 일본, 대만과 달리 우리 정부 입장은 신중하다. 중국이 국내 반도체 수출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시장인 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현지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칩4 동맹 참여를 결정했다가는 과거 사드(THAAD) 배치 때처럼 중국 정부 차원의 보복이 돌아올 것도 우려된다.

 

중국 정부 입장도 부정적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관련 당사자 측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갖고 자신의 장기적인 이익과 공평하고 공정한 시장 원칙에 근거해 글로벌 반도체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을 수호하는 데 도움 되는 일을 많이 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칩4 동맹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대로 동맹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생산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장비, 기술의 상당 부분은 미국과 일본 등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장비는 글로벌 빅 4 업체가 70%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

 

최대 기업은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이고, 2위는 미국의 입김을 강하게 받는 네덜란드의 ASML이다. 3위와 4위도 각각 미국과 일본 회사다. 기술 분야에서도 미국이 다수의 반도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만 통제해도 국내 기업들은 생산 차질을 빚게 된다.

 

中 보복 공세 가능성 높고, 경쟁국과 정보공유도 문제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번성하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1980년대 중반 미국의 환율정책과 무역보복 등의 조치로 쇠퇴하기 시작한 뒤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동맹에 대한 참여는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칩4 동맹에 참여할 경우 중국으로부터의 보복 공세가 예상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D램 메모리 반도체는 한국과 미국 기업이 9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회사들도 모두 대만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도 한·미·일 3개국의 점유율이 90%를 넘는다. 중국이 칩4 동맹 국가를 외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를 원활하게 공급받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다만 칩4 동맹이 결성될 경우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과 대만 기업의 정보공유 등에 있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민감한 기업비밀은 공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고객이나 기술 로드맵 등의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전망된다.

선데이저널 공동 취재팀 webmaster@sundayjournal.kr

<저작권자 © 선데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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