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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의 미래와 중산층 그리고 인간의 가치

기사승인 2017.05.08  1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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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호의 세상만사

 요즘 4차 산업이 화두다. 언론, 각종 토론, 선거에서도 4차 산업이 등장한다. 어느 날, 주변사람들과 얘기를 하던 중에도 4차 혁명이 화두다. "요새 '4차 혁명'이라고 말들이 많은데 한 마디로 쉽게 말할 수 있어?" "글쎄요, 제조업하고 ICT 그러니까 정보통신기술이 합쳐져서..." 4번째 혁명? 꽤 단순해 보이는 단어이지만, 아직은 생소하면서도 모두에게 낯설게도 느껴진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량, 드론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글은 이미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언론사나 방송사, 전문 블로그에서도 수없이 다뤄진 주제이고, 아직까지도 4차 혁명에 대한 새로운 콘텐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걸 보면 확실히   '뜨거운 감자'인 것은 틀림없는 모양이다.  

누군가에게는 위협(threat)이 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opportunity)가 될 수도 있다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사안이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IT 및 전자기술 등 디지털 혁명(제3차 산업혁명)에 기반 하여 물리적 공간, 디지털적 공간 및 생물공학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를 의미한다. 

인공지능, 로봇공학 등의 발전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며, 향후 전 세계 산업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현재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의 65%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종에 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현실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기존 일자리에 암울한 전망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만 해도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2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난다는 점을 함께 강조 하지만, 결국은 500만개 이상 일자리가 혁명적으로 감소하는 게 사실인 것 같다. 즉 4차 산업 시대에는 사람들은 생활이 편리해 지겠지만, 많은 부분의 일자리를 로봇이나 드론 등에게 빼앗기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과 같은 기술, 같은 직업으로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고, 미래에 사라질 직업을 살펴보면 앞으로 어떤 기술과 비전을 갖는 것이 필요한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앞으로는 고 임금직군과 허드렛일을 하는 저 임금직군만 남아 중간직군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소위 중산층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그동안 우리사회를 주축이 되어온 중산층의 붕괴는 심각한 문제다.

“중산층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우리는 1998년도 IMF를 거치면서 부익부빈익빈현상이 두드러졌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중산층은 사회조직의 ‘허리’라고 표현한다. 즉 중산층은 사회를 지탱해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계층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회에서 그 버팀목이 통째로 뽑혀나가 버리면, 그것은 우리사회가 엄청난 불안요소를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중산층이 사회 안녕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수적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국민의 소득구조와 생활수준의 왜곡, 불균형상태를 넘어 버리면, 우리사회는 갈등과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중산층이라는 완충지대가 없이 소득구조가 양극화될 때 경제안정과 선진국 진입은 어렵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중산층이란 세계적으로 통일된 기준은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우, 소득의 중간 값의 50~150%의 소득계층을 중산층으로 보고 있다. OECD는 중위소득의 50% 미만을 빈곤층, 50~150% 미만을 중산층, 150% 이상을 고소득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산층의 기준을 살펴보면 첫째,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둘째, 월급여 500만 원 이상 셋째, 자동차는 2,000cc이상 보유 넷째,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보유 다섯째, 해외여행 1년에 한 차례 이상 다닐 것 등이다. 돈에 대한 한이 많은지 주로 물질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중산층을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이에 반해 소위 선진국의 중산층기준은 어떨까?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진국인 미국의 중산층기준을 보면 첫째, 자신의 주장이 떳떳하고 둘째, 사회적인 약자를 도와야하며 셋째,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는 것과 넷째, 그 외 책상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놓여있을 것 등이다.

유럽의 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Qualite de vie)’에서 정한 예술의 나라 프랑스의 중산층기준은 첫째,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하며 셋째,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고 넷째,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하며 다섯째, '공분'에 의연히 참여할 것  여섯째,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것 등이다. 

옥스포드 대학에서 제시한 신사의 나라 영국의 중산층기준은 첫째, 페어플레이를 할 것 둘째,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셋째,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 넷째,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다섯째,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등이다. 중산층의 기준이 우리나라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나라는 물질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점에 비해 선진국의 중산층기준은 매너, 사회성, 정신적 풍요로움을 강조하는 듯하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고성장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다. 그러다보니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기도 전에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너무 빠져든 것 같다. 또한 중산층의 기준을 너무 물질적인 면에 두면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은 상실감, 자괴감에 빠지게 될 것이다.

우리 어릴 적에는 대부분 가정에 먹을 것이 없었다. 흰쌀은 보기도 힘들었고 안 굶고 꽁보리밥 먹는 것도 행복이었다. 보릿고개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도시락을 싸올 형편이 안 되어 고구마와 감자가 점심대용이었다. 그래도 행복했다. 

지금은 대형마트나 동네슈퍼에 가면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려있는데도 행복하지 않다고 한다. 요즘 우리사회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에 가장 큰 관심이 있는 것을 보면 물질적인 풍요가 인간의 삶속에 중요한 관심사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적 풍요도 정신적인 성숙이 없을 땐 부의 편중이나 물질만능주의와 인간성 상실이라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만들어 낸다. 정신적인 성숙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돈이 중요한가, 사람이 중요한가에 질문을 던진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언론에 보도되는 많은 사건들은 사람보단 돈이 귀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준다. 물질적 풍요나 정신적 풍요나 둘 다 똑같이 인간의 행복을 위한 설명의 도구로 이용된다. 

인간의 행복을 위해 과연 무엇이 더 소중한 가치일까? 10년 이내에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간에 모든 분야에서 4차 산업시대가 도래한다. 우리의 생활에도 우리 아이들의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올 것이다. 

우리 주변의 모든 분들의 현실적인 고민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도대체 뭘 가르쳐야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을 것인가 하고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다. 안 그래도 일자리가 없어 취직도 못하는 취업절벽시대에 살고 있는 세대에게는 희망보다는 절망과 우려감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모든 문제는 인간문제가 먼저인 인본주의 정신이 바탕에 깔리지 않고서는 제4차 산업시대를 맞아 극복해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제4차 산업시대의 대비책과 올바르면서 적절한 교육도 필요하겠지만, 최우선적으로 “인간이 먼저라는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조성호 칼럼니스트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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