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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에 눈이 달린다…센서 산업을 주목하라

기사승인 2017.08.09  11: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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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MC10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사물인터넷시대가 도래하면서 주변정보를 감지하는 센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말 영국경찰은 스포츠 행사에 참여한 군중 속에서 범죄 용의자를 검거했다. 순찰차량에 탑재된 인공지능 카메라가 참여자의 걸음걸이나 얼굴 일부만으로 용의자를 파악해 알려준 덕분이다. 

독일 폭스바겐 본사 공장에서는 수백 개의 기계와 로봇이 서로 정보통신하며, 무인으로 작업하는데 이상 발생 시 다른 기계가 나서 즉각 대처한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은 생명체가 아니다. 보지도 듣지 도 느끼지도 못한다. 

이들이 주변 상황을 인식하여 작동할 수 있는 것은 눈과 귀 같은 감각기관 역할을 하는 센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센서는 빛, 소리, 압력, 온도, 맥박 등 각종 정보를 감지하여 전기신호 로 변환시켜 전달해 준다.  

특히,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각종 생산설비가 센 서와 통신망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으며 생산성 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스마트 공장이 보급됨에 따라 센서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 출처 : 울산과학기술원(UNIST)

● 크기는 줄었으나 기능은 커지다 

최근의 센서는 복합기능을 수행하면서도 크기는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소형화되는 추세다. 특히 편의성, 정밀성이 강조되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개발한 센서는 ‘콘택트 렌즈’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졌음에도 안압을 재고 눈물에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다. 투명하고 유연한 그래핀 소재를 사용해 시야 가림, 장시간 착용장애 등의 문제를 극복했다.

씰(Seal)형태의 바이오스탬프(Biostamp)도 나왔다. 미국 스타트업 MC10이 개발한 제품으로 피부에 붙이기만 하면 센서가 맥박수, 체온, 뇌활량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건강 상태를 체크해 준다. 기존 밴드형 센서보다 가볍고 얇으며 피부에 잘 붙고 몸의 움직임에 따라 형태가 뒤틀려도 이상 없이 작동한다.

● 단순 측정을 넘어 오감을 잡아내다 

사람처럼 일하고 행동하는 로봇을 구현하는데 필요 한 오감(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감지센서의 개발 도 활발하다.

시각센서는 기존 빨강, 초록, 파랑 외에 녹색 등의 16 개 색상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최근에 개발된 냉장고에는 보관식품이 상하려 할 때 발생하는 가스를 감지하는 후각센서가 들어가 있다. 일본의 ‘인텔리젠트 센서 테크놀로지’사가 만든 미각센서는 인간이 느끼는 달고, 시고, 짜고, 쓴 맛은 물론 음식물 섭취후의 감흥까지 측정할 수 있다. 

이 를 활용해 연령별, 국가별로 맞춤화된 식품정보를 제공하고 전 세계에서 통하는 표준화된 미각표시모델을 제작할 계획이다.

▲ 출처 : 한국도로공사

● 실시간 연결로 입체정보를 제공하다 

자율주행차는 최첨단센서의 집약체이다. 한 대당 카 메라/레이더 센서, 초음파센서 등 수백개의 센서가 들어가는데 라이다(LiDAR :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는 빛을 보낸 뒤 반사돼 들어오는 신호를 계산해 범위 내에 있는 물체의 형태를 입체적으로 인식한다. 

GPS (위성항법장치)와 연동해 차량 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차의 진행방향과 앞차와의 거리 등을 계산하기도 한다. 레이더(Radar) 센서는 전후방 차량의 속도와 움직임을 감지해 차선변경, 정차, 출발 등을 결정한다. 

하지만 현재 자율주행차에 장착된 센서의 인식범위는 200m 안팎이다. 3~4km 밖 도로에서 벌어지는 일은 알 수 없어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처하는데 한계가 있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넓은 범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야 하는데 ‘스마트 도로시스템’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한국도로공사가 개발 중인 스마트 도로시스템은 1km앞 도로 상황을 파악해 알려주고 인공지능이 차로 보내는 GPS 위치정보도 보정해 오차를 기존 10~15m에서 0.5~1m로 줄일 수 있다. 

도로공사는 현재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신갈분 기점~영동고속도로 호법분기점 사이 41km 구간과 중부내륙고속도로 여주분기점 부근 7.7km 구간에 테스트베드를 구축 중이고, 2019년 말부터는 상용화 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 센서산업의 미래 전망 

앞으로 도입될 미래형 자동차, 로봇, 웨어러블(착용 형)기기 등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곳곳에 센서가 깔려야 한다. 일본 경제 전문지 닛케이베리타스는 향 후 10년 내에 전 세계에 센서가 1조개까지 깔리는 트릴리온(trillion) 센서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 BCC리서치에 따르면 센서 시장 규모 는 2010년 65조원에서 작년 130조원으로 6년 만에 두 배로 늘었고, 2021년에는 220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는 이미 센서 기술 인수 전쟁 이 벌어지고 있다. 

독일의 반도체 기업 인피니온은 작년 10월 자율주행차에서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 센서’를 만드는 네덜란드 기업 이노루체BV를 인수 했다. 삼성전자도 2015년 IoT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즈 인수에 이어 이스라엘 의료용 센서 업체 얼리센서에 1000만 달러(약 115억원)를 투자했다.

● 국내 센서 산업의 대응과제 

우리나라는 제조 강국임에도 센서 산업의 기반이 약하다. 2015년 기준으로 글로벌 센서 시장은 미국과 일본, 유럽이 약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의 시장점유율은 1.7%에 그치고 있다. 

국내업체는 매출 액 300억 원 미만의 소기업이 대다수이고 기술수준도 선진국 대비 65%에 불과하다. 세계시장은 분야별로 독과점 구조가 강해 진출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센서 수요가 급증하고 SW업체, 전문생산업체, 사용자그룹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독과점 구조가 무너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시장판도 변화를 기회로 삼아 센서 산업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생산기업의 노력은 물론이고 정부, 연구소, 수요기 업의 지원도 필요하다. 특히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데 수요기업이 우리 제품을 보다 적극적으로 테스트해 보고 생산기업과의 공동연구도 요구된다. 우리 업체의 분발을 바란다.
 

김쌍주 주간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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