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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지키는 한국산 무기

기사승인 2021.09.18  10:5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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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사일·자주포에 장갑차·항공기까지.

미국 국방매체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2020년 미 록히드 마틴은 매출 76조2736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1위 방산업체에 올랐다. 이어 ▲레이테온 테크놀로지스(75조8095억원) ▲보잉(67조8413억700만원) ▲제너럴 다이내믹스(44조2179억 3000만원) ▲노스롭그루먼(42조9333억9330만원) 등 5위까지도 모두 미국기업들이 자리했다.

 

한국 방산업체 중엔 한화(28위) 한국항공우주산업(KAI·57위) LIG넥스원(65위) 현대로템(93위) 등이 100위권 내에 들었다. 이들 4사는 지난해 15조19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방산부문 매출은 9조4170억원으로 수익은 주로 항공유도·탄약·화력·기동 등의 분야에서 발생했다.

 

방산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연됐거나 발주가 취소되는 등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해외 수주에 적극 나서며 실적 개선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화디펜스가 집중하는 무기는 자주포와 장갑차다.

대표 자주포인 K9은 호주 육군 자주포사업에서 최종 우선협상대상 장비로 선정, 10년 만에 수출 물꼬를 텄다. 한화디펜스는 현재 호주 국방 당국과 가격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1조원 규모로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호주에 납품할 예정이다.

 

K9 자주포는 터키와 폴란드·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 등에 수출됐다. 호주 자주포 사업이 최종 체결되면 K9의 총 수출액은 3조원이 된다. K9 수출에 시동이 걸리면서 기존 수출국은 물론 영국·미국 등 선진국 시장 수출 기대감도 높아졌다.

 

K9은 글로벌 자주포 시장에서 독일 PzH 2000·프랑스 카이사르·중국 PLZ-45 등과 경쟁하고 있다. 독일 제품은 K9보다 발사 속도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1문당 가격은 K9의 2배가 넘는다. 프랑스의 카이사르는 6발 사격에 1분50초가 걸린다.

 

반면 K9은 15초 이내에 최대 3발, 분당 최대 6발을 사격할 수 있다. 기존 자주포는 포를 사용하기 위해 병사 13명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K9은 5명만 있으면 가능하다. 최대 사거리는 40km다. 이는 서울에서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까지의 거리다.

한화디펜스는 장갑차 수주를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회사의 레드백 장갑차 시제품 3대는 호주 육군에 인도돼 시험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 20조원이 투입되는 호주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레드백은 독일 라인메탈 디펜스의 링스 KF41와 겨룬다. 최종 후보자 선정은 내년 상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장갑차는 제품 단가가 높고 비교적 고스펙이어서 중·후발국 등 수출시장에서 각광받지 못했다”며 “기존 K21 장갑차에 방호능력과 기동성 기술을 더한 ‘레드백’을 개발해 수출을 재개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호주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50조원 규모의 미국 차세대 유·무인 전투차량(OMFV) 사업 수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OMFV는 미국 육군의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 4000대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는 차량이다.

 

현재 한화디펜스를 비롯해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 랜드 시스템즈, 독일 레인메탈, 영국 BAE 시스템즈 등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 중 미국과 영국업체는 호주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에서 한국에 밀려 탈락한 곳들이다.

경전차의 첫 수출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2조원 규모의 경전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화디펜스의 K21-105 경전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를 인도 현지에서 면허생산(기술 도입 생산의 한 형태로 외국과 기술 협력에 의해 생산 권한을 양도하거나 대여받아 특정 품목을 생산하는 것)한 바 있다.

 

인도 정부는 제조업 부흥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in-India, 해외 기업들의 제조공장을 인도에 유치해 제조업을 활성화시키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개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한화디펜스의 현지생산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21-105는 K21 보병전투장갑차의 차체에 벨기에 존 코커릴 디펜스사가 만든 포탑을 장착한 경전차다. K21-105의 105㎜ 주포는 주포 발사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 미사일은 550㎜ 두께의 전차 장갑판을 관통할 수 있는 화력을 갖췄다. 이밖에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에서 비호복합 수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KAI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완제기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KAI의 주력 제품으론 ▲본훈련기 KT-1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등이 꼽힌다. KAI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T-50i 6대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태국에 T-50TH 2대를 수출하기로 했다. 한 달 새 3641억원을 해외에서 거둔 셈이다. 특히 이번 수출은 2019년부터 끊겼던 완제기 수출을 2년여 만에 재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T-50 계열 완제기는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이라크 등에 수출됐다. 훈련기로 초음속 비행을 하면 초속 50m의 태풍급 강풍보다 45배 강한 힘이 작용한다. 공기역학 구조를 잘 갖춰야 기체가 흔들리지 않는다. T-50는 초음속 비행 성능을 확보했다. 세네갈과 기존 T-50 구매 국가들의 재구매가 이어지면서 T-50 누적 수출량은 조만간 100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누적 수출량은 72대다.

 

KAI는 1조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고등훈련기 및 경전투기 도입사업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말레이시아는 올 9월 22일까지 입찰을 진행할 예정으로 KAI는 FA-50을 앞세워 수주를 노릴 방침이다. FA-50은 2017년 필리핀 마라위 전투에 투입돼 정밀 폭격으로 큰 성과를 얻었다.

 

FA-50은 링크 16을 장착, 항공기의 생존성과 공격력을 높인 경공격기다. 링크 16은 디지털 전술 데이터 링크로 이미 정의된 양식의 전술 자료와 음성 데이터의 송수신이 가능해 전장의 다양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KAI는 내년 본격화할 호주 공군의 차기 전술입문 훈련기 사업에도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LIG넥스원은 CIWS 국산화를 주도한다. CIWS는 함정에 탑재된 대함유도탄방어유도탄(SAAM)과 함포의 방어막이 뚫리면 적의 대함미사일·항공기·고속침투정 등의 위협으로부터 최후의 방어에 나서는 체계다. 한국 해군은 탈레스 네덜란드사의 골키퍼와 미국 레이시온 팰렁스의 CIWS를 활용해왔다.

 

하지만 콜키퍼가 단종되고 팰렁스의 단가가 높아지며 CIWS의 국산화가 불가피해졌다. LIG넥스원은 한국 해군의 CIWS-Ⅱ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2030년까지 국산화 개발에 나선다.

 

사업 규모는 3200억원이지만 국방중기계획에 반영된 교체 및 정비수요를 감안하면 매출은 1조원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CIWS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IG넥스원은 2023년까지 4390억원 규모로 ‘천궁Ⅱ’ 양산도 진행한다. 회사는 천궁과 신궁, 해성 등 정밀유도무기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천궁Ⅱ는 표적을 직격해 무력화하는 무기체계로 고에너지 파편 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체계개발되고 있는 L-SAM(장거리지대공미사일)이 2025년 전력화되면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LIG넥스원의 수주 잔고는 7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미국·유럽·중국·러시아 등 세계 각국이 한국의 주요 수출국인 중·후발국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우려로 꼽힌다. 글로벌 방산업체 3위 미국 보잉은 아시아 고등훈련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8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방산 매출순위 10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던 중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로 2019년부터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점도 국내 방산업계를 긴장하게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은 우방국에 대한 안보지원 차원에서 수출을 하는 등 정치적인 측면과 얽혀있어 한국이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정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과거 완제품을 수입했던 국가들이 최근엔 자주국방을 외치며 현지생산을 요구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 요구에 누가 더 잘 대응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산은 지속적인 매출 발생보다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들이 선뜻 현지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식 전문위원 sundayk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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